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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회고 - Freshmen생각정리 2023. 1. 30. 23:08
사회 생활을 시작한 첫 한 해였다. 회사에서는 신입 사원으로, 커리어로는 신입 개발자로, 팀에는 새로운 팀원으로 지낸지 벌써 1년이 지났다. 한 해를 스스로 평하면, B+ 정도면 적당할 것 같다.
B+도 사실 잘한거야! 스스로 한 해를 돌아보자면, 가장 먼저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쉽다. 오른쪽 어금니 사이의 잇몸 통증이 계속해서 나를 괴롭히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치아 통증이 있었는데, 평소에도 욱씬거릴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었었다. 치과 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지진 않았다. 그 이후, 꾸준하게 잇몸 치약을 쓰고 식사 후 치실질을 해주니 좀 나아지는 것 같더라. 치아가 건강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던데, 이를 앞으로 더 관리 잘하라는 하늘의 계시라는 걸로 알고, 치아 관리에 힘써야겠더라. 그리고, 수면 습관이 약간 불규칙했던 점도 아쉽다. 항상 무슨 일이던 수면과 휴식이 선행되어야 일을 잘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핸드폰을 보다가 자거나,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나는 등, 수면 패턴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던 것들이 아쉽더라.
그래도 건강 관리 측면에서 잘 한 부분들도 꽤 많다. 먼저, 육체적으로 몸이 많이 탄탄해졌다. 헬스장은 연초에 끊어놓고 딱 5번 갔었나... 내겐 잘 안맞더라. 하지만 8월부터 클라이밍을 시작했고, 푹 빠져버렸다. 일주일에 1~2회 정도 가는데, 등도 확실히 넓어졌고 몸도 탄탄해진게 느껴진다. 앞으로 계속 해 나갈 좋은 취미가 생긴 것 같아서 좋다. 클라이밍할 때 좋은 점은, 잡생각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평소에 문제가 안풀리면 계속 생각하는 스타일인데, 머릿 속에서 쓰레드 하나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계속 돌고 있달까...(보통 코딩이다...) 근데 클라이밍 할 땐 그 쓰레드가 멈추는 느낌이다. 그리고 성취감도 있고, 경쟁보단 스스로를 단련하는 운동이라 굉장히 좋더라. 부상이 잦은 운동인 만큼, 너무 그레이드에 집착하지 않고, 스스로를 단련해나가며 꾸준히 해나가고 싶다.
아뇨? 클라이밍 좋아하는데요? 그리고 두 번째 성과는 커뮤니티를 끊었다. 원래 블라인드, 고파스, 에브리타임 등등 많은 커뮤니티를 했는데,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해당 커뮤니티들을 거의 안보기 시작했다. 하루에 1~2시간은 보던 걸, 많아야 10분? 그 정도 보게 되었다. 4월부터 4달 정도는 아예 끊는데 성공했지만, 롤드컵-월드컵 시즌에 조금씩 다시 보기 시작해버렸다. 그래도 절대 시간은 엄청나게 줄었다. 그리고 인스타도 끊어버렸다. 커뮤니티, SNS를 하던 스스로를 돌아보면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면서, 비참한 열등감과 비열한 우월감을 가지고 살아왔던 것 같다. 근데 끊고 나서는 이런 것들에서 조금씩 해방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행복하면 됐지 뭘 더 바라는가. SNS를 안해서 놓치는 친구들의 소식은 종종 있지만, 진짜 만나고 싶고 보고 싶은 친구는 직접 연락하니 더 좋더라.
이런 변화 덕은 올해 4월 만나기 시작한 여자친구 덕이 참 크다. 여자친구랑 썸타던 시기에 연락하다 내 책상 세팅 보여주는데, 우연히 커뮤니티 사진이 모니터에 비춰져 들어갔었다. 여자친구는 신경 안썼지만 뭔가 내가 스스로 신경이 쓰였다. 다시 곱씹어 보니, 커뮤니티를 하는게 부끄러운 일은 아니겠지만, 당당한 일인가에 대해 조금 고민하다가, 더 이상 하지 않도록 끊어버렸다. 좀 더 나은 내가 되도록 노력하게 해주는 여자친구에게 정말 고맙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여자친구가 생겼다. 아주 현명하고, 착하고, 똑똑하고,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분이다. 여자친구가 우연에 특별함을 부여하고 싶을 때 사람들이 이걸 인연이라고 부른다고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내가 결정했던 것들, 네가 결정했던 것들, 그것들이 모였을 때 생겼던 우연이기에, 그래서 특별하기에 나는 그냥 이걸 인연이라고 쓰겠다. 아주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고맙다. 항상 고마워하고 서로를 아껴주는 연인이 있다는게 삶에 중요한지 다시한 번 깨달았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면 좋겠다.
회사 생활은 좀 아쉬움이 남는다. 좋은 팀원들을 만나서 많이 배우고 행복하게 회사 생활을 하고 있긴하다. 하지만 뭔가 항상 압박감을 느꼈다. 꽤나 많은 월급에 비해서 너무도 하는게 없는 기분이 자꾸만 들었다. 초년생이 대단한 걸 할 거라곤 생각안했지만, 아웃풋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회사에서 공부하라고 시간을 주고, 나도 따로 내 개인 시간을 내서 항상 공부하는데, 아웃풋이 없으니 공회전만 1년동안 한 느낌이 들었다. 축적 후 발산이라고 하는데, 조금이라도 아웃풋을 내고 싶음. 그래서, 올해는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에 손 들고, 사이드 프로젝트로도 다양하게 코드를 생산하고, 문서도 만들고 블로그도 열심히 하자는 다짐을... 했다!(1월 30일에 첫 블로그 글을 올리며)
하지만, 그래도 많은 걸 배웠음. 전체적인 엔터프라이즈 백엔드 아키텍쳐, MSA, 도커와 쿠버네티스, 좋은 코드, 스프링과 코틀린, 오라클 등 기술적으로 많은 걸 배웠고, 더 많이 배워가고 있다. 회사 전체적인 프로세스나 시스템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첫 회사로 좋은 회사에서 많은 걸 배운 것은 앞으로 커리어를 쌓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느낌이 든다.
번외로 회사에서 만난 우리 팀장님(TL님)이 굉장히 훌륭하시다. 소프트 스킬, 하드스킬, 회사 문화에 대한 고민 전부 뛰어나신 분이다. 나중에 창업하면 CTO로 이런 분을 모시고 싶단 생각을 계속 몰래 하고 있다.
https://brunch.co.kr/@dailydubu/137 올해는, 인간 관계에 대해서 조금 고민했던 시기기도 했다. 항상 모든 사람과 함께 할 수 없고, 챙길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삶의 배경이 바뀔 때 그 배경 속에서 함께 내 삶을 그려나가던 친구들, 인연들이 하나씩 잊혀져갈 때의 슬픔은 적응이 되지 않는다.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되고, 동아리를 하고 동아리를 마무리하고, 대학교를 졸업하며 항상 몇 명의 친구만 남는게 아쉽기도 하다. 그런 만큼, 꾸준하게 신경써서 먼저 친구들에게 연락하자.
그리고 올해는 책을 많이 읽었다. 초등학생 때 이후로 이 정도로 책을 많이 읽은 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진짜 많이 읽었는데, 책에서 배운 내용을 적용하는게 참 어렵더라. 한 권 읽는다고 인생이 바뀌진 않겠지만, 인생의 방향을 1도라도 틀기 위해서 책의 내용을 하나씩 적용해볼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연습하자.
사회 생활 첫 한 해, 아쉬움도 있었지만 꽤나 재밌고 행복하고 감사한 한 해였다. 직업적으로 내가 고른 길이 꽤나 재밌단 걸 느꼈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
스스로를 챙기고, 사랑하는 이를 챙기고 A+을 향해 달려가는게 아닌, 내 삶을 그려나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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