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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왜 취직을 하는가
    생각정리 2021. 12. 26. 13:22

    해당 글에서 이어집니다.

     

    나는 왜 개발자를 하는가

    나는 한 인서울 대학교의 문과 계열 통계학과에서 공부를 했다. 동기, 선후배 대부분 통계/인공지능/금융공학 관련 대학원 진학, 카드/보험/증권 등 금융사 취직, 공기업 취직 그리고 행정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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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스타트업을 만들어내고 싶었고, 이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웹 백엔드 공부를 시작했다. 2021년 4월 연구실 학부 인턴을 그만두고, 3주 정도 장고를 공부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던 도중,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초기 스타트업 멤버를 구한다는 글을 보고 아직 제대로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대뜸 연락을 했다. 서버 개발자를 뽑는데 당당하게 지원한 그때의 내가 참... 경력도, 프로젝트 경험 없고 심지어 컴퓨터 공학과도 아닌데 말이다. 대표님과 2~3번 정도 만나며

     

    나는 파이썬 코딩 경험도 많고, 빠르게 성장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웹 개발은 아직 못해도 나를 팀원으로 뽑아라.

     

    라고 어필해 결국 팀원으로 합류하게 되었고, 이게 굉장히 내게 큰 행운이었다.

    펫브리즈 대표님!


    초기 스타트업에 합류해 서비스를 개발하는 건 즐거웠다. 반려동물용 IoT기기를 만드는 스타트업이었기에, 모바일 앱 개발자와 펌웨어 개발자 두 극단의 개발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며 개발하는 과정이 진짜 굉장히 재밌었다. IoT 디바이스의 자원을 빡빡하게 쓰기 위해, MQTT 같은 새로운 프로토콜도 공부해 사용해보고, 데이터 구조를 같이 짜는 등 펌웨어 레벨에서의 고민을 함께했다. 이는 내게 부족했던 "컴퓨팅 자원에 대한 고려"라는 부분을 채울 수 있던 경험이었다. 그리고 앱 개발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굉장히 보편적인 "앱 서비스" 프로젝트 경험을 내게 주었었다.

     

    그리고 단순히 기획되어 있던 제품을 만들어주는 "개발자"의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닌, 팀의 비전에 맞으며 팀원들의 강점, 아이템의 강점을 크게 레버리지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했던 시간은 내게 큰 성장을 가져다주었다. 

    설레고 즐거웠다..!


    5월에 합류한 이후, 초기 3달 정도는 정신없이 보냈다. 회사에 출근할 땐 정신없이 공식 문서를 뒤져가며 기능을 구현하고, 논의를 걸쳐 수정했다. 퇴근 후에는 네트워크 프로토콜 선택하는 과정, 데이터베이스 구성을 짜는 과정에서 느낀 부족한 컴퓨터 공학적 지식을 채워내기 위해 쉴 새 없이 공부했다.

     

    하지만 기존에 9~10월로 기획되었던 프로젝트의 출시 기한이, 반도체 수급 문제, 다양한 하드웨어 레벨에서의 문제로 점점 늘어져만 갔고, 내 몰입도는 떨어져갔다.

     

    제품에 대한, 팀에 대한 몰입이 떨어지고 시간이 남기 시작하자, 다른 잡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짠 전체 서버 사이드 아키텍처가 과연 잘 짜인 것인가?" 
    "코드 레벨에서, 내가 하고 있는 예외 처리 방식 / 다양한 로직들이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팔 만한 수준인가?"
    "내가 지금 선택한 기술 스택 / 통신 프로토콜이 과연 최선인가?"

     

    이러한 질문들을 해소하기 위해, 카카오톡 오픈 톡방에도 물어보고 인터넷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계속해서 찾아보고, 프로그래밍에 대한 책을 잔뜩 읽었으나, "정답"에 가까운 답을 찾기엔 내 경험은 너무나 적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혼란스럽고 걱정과 두려움은 점점 더 커져갔다.

     

    더군다나, 팀의 모든 개발자들이 주니어 레벨의 수준이었기에 서로의 고민을 해소해주기엔 쉽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팀의 대표님은 하드웨어 쪽 문제로 굉장히 고통스러워하고 계셔서, 내가 겪고 있는 이런저런 고민들을 나누기엔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해 혼자만 이런 고민을 끌어안고 있었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래도 이런 내 상황을 팀원들에게 공유해 조금이나마 두려움을, 그리고 걱정을 함께 나누는 방향으로 행동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걱정 인형이 있었다면 달랐을까?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길어져만 갔고 결국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좋은 IT 서비스를 내는 회사들은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어떤 기술을 사용하고, 전체 서비스 아키텍처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으며, 코드레 벨에서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대답은 결국 그 안으로 들어가야만 겪을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뛰어난 기술자로 스타트업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하겠더라. 그래서 흔히 말하는 "네카라쿠배"와 같은 좋은 기업에서 3년, 길게는 5년 정도 내 커리어와 실력, 안목을 쌓고 스타트업 씬으로 돌아와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2021년 8월 경,

    난 취직을 하기로 했다.

     

     

    나는 어떻게 취직을 했는가?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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